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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하는 도적님아 리뷰 –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가, 서브병을 피하기 어려운 사극 로맨스

by backside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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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애하는 도적님아는 2026년 1월부터 KBS 2TV에서 방송 중인 사극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천하제일 도적 여인과 그녀를 쫓는 대군의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초반만 보면 비교적 가볍고 오글거리는 로맨스 사극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처음 몇 회차는 두 주인공의 관계와 설정을 따라가는 데 집중되어 있어, 편하게 보기 좋은 드라마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설정은 익숙하지만, 계속 보게 되는 이유

이야기의 중심에는 낮에는 의녀, 밤에는 도적으로 살아가는 홍은조와 그녀를 쫓던 대군 이열이 있습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던 두 사람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영혼이 바뀌게 되고, 그 혼란 속에서 상대의 삶과 감정을 직접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다소 익숙한 전개이지만,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쉽게 이탈하지 않고 지켜보게 됩니다.

초반에는 설정 자체가 조금 오글거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혼 체인지, 운명적인 로맨스, 직진형 남주까지 사극 로맨스에서 자주 보던 요소들이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기본적인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장면들도 과하게 붕 뜨지 않고, 인물의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두 주인공의 균형감

남지현이 연기하는 홍은조는 이 드라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낮의 의녀와 밤의 도적이라는 이중적인 설정이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되며, 영혼이 바뀐 이후의 어색함도 무리 없이 소화합니다. 감정이 깊어지는 장면에서는 차분하게 몰입을 이끌고, 코미디가 필요한 장면에서는 과하지 않게 웃음을 만들어냅니다. 사극 로맨스에서 요구되는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문상민이 연기하는 이열은 전형적인 직진형 인물이지만, 과하게 튀지 않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보입니다. 은조와의 티키타카에서는 가벼운 설렘을 만들고, 극이 진지해질수록 인물의 책임감과 갈등을 안정적으로 보여줍니다. 두 주인공의 서사는 예상 가능한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따라가게 됩니다.

서브병을 만들기 시작한 인물, 임재이

하지만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임재이라는 서브 캐릭터입니다. 홍민기가 연기하는 임재이는 조용하고 단정한 인물로 등장하지만, 회차가 쌓일수록 그 안에 담긴 상처와 감정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특히 “이 집에서 온기 피우지 마”라는 대사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어차피 오래 가지 못할 관계에 마음을 주지 않으려는 자기 방어처럼 느껴집니다. 따뜻함을 가장 필요로 하는 인물이 스스로 그것을 밀어내는 모습은, 보는 입장에서 쉽게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이 지점부터 드라마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두 주인공의 관점에서 가볍게 보던 이야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임재이의 감정과 선택이 더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메인 로맨스보다 서브 서사가 더 마음에 남는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생각보다 감정적으로 깊게 파고듭니다.

정리

정리하자면,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기보다는, 보면서 점점 정이 붙는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다소 오글거리는 설정과 전개도 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연기력과 캐릭터 서사가 받쳐줍니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의외로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작품이며, 특히 서브 캐릭터에 약한 시청자라면 각오하고 보셔야 할 드라마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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