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서의 일정이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나서 저녁식사를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라 근처의 서점을 방문해 보기로 합니다.
정림사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정림사지는 부여에서도 손꼽히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고, 서점의 창 너머로 그곳을 바라보며 머무르는 시간이 의미 있게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1. 해필 - 정림사지가 내려다 보이는 서점
정림사지 근처에 위치한 해필이라는 서점입니다.
건물 2층에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웠어요. 입구는 소박했고, 외관에서부터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서점에 들어서니 먼저 도자기 공방이 보이네요. 책이 빼곡히 꽂힌 일반적인 서점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책과 도자기가 함께 있는 공간이라니 흔하지 않은 조합이네요.
서점 공간은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책을 읽기에도 좋아 보였고, 창가 자리로 다가가니 정림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건물과 나무, 그리고 고즈넉한 풍경이 차분한 인상을 주네요. 이곳에서 책을 펼치고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장을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며. 어떤 책을 살지 고민하며 한참을 둘러보다 보니 문득 눈에 들어온 책이 있네요.
2. 디 에센셜 한강
이 책은 한강 작가의 대표적인 문장과 사유를 모아놓은 작품이라, 부여의 조용한 서점과도 아주 잘 어울릴 거 같았고, 짧게 짧게 읽을 수 있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어 여행길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 보여서 골랐습니다.
또,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선택한 만큼 그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선택을 믿어봅니다.
3. 급한 마무리
사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도 책을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계획과 일정 없이 떠난 여행이라 저녁에는 다음날 갈 곳과 숙소를 찾아야 했고, 노트북만 들여다보며 이동 계획을 짜느라 바빴네요. 결국 피곤해서 잠들기 일쑤였죠.
언젠가는 다 읽게 되겠죠.
부여에서의 일정은 계획보다 빨리 끝났지만, 덕분에 예상치 못한 시간을 서점에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꼭 계획한 장소만이 아니라, 이렇게 우연히 들른 곳에서 더 좋은 기억을 남길 때가 많죠.
제가 방문한 그날, 공방은 전기가 고장이라 난방이 되지 않아 처음 생각한 대로 공방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순 없었어요.
그저 책과 공간의 분위기만 느끼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주인장께서 멀리서 온 손님에게 미안하다며, 도자기로 만든 수저받침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뜻하지 않은 불편함과 뜻하지 않은 행운이 함께 온 것이지요?
또 다른 우연과 행운을 기대하며 다음 일정을 향해 출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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